
당연한 게 뭘까?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
약자를 보호하는 것?
국민이 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 하는 것?
PC 전원 버튼을 누르면 불빛이 들어오고 화면이 켜 지는 것?
사실 당연 같은 건 없다.
수면하지 못 한 지 30시간이 넘어가는 데 애새끼가 내 품에선 새근새근 잘만 자다가 뒤통수를 땅에 대는 시늉만 해도 자지러지게 울어버린다면, 토한 옷을 빨고 있는 와중에 내 등에 또 토를 한다면, 아무리 나를 꼭 닮고 내 배 아파 낳은 내 새끼여도 콱 xxxx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이 때 뭐 '나는 모성애가 없는 인간인가' 하며 자책하는 경우도 있다고. 죽이지 않고 잘 키워준 엄마에게 감사. -
약자를 보호하는 동물은 지구상에 인간 뿐이고, 보통은 그냥 도태된다. 본능적으로 마음이 저릿하긴 하지만 - 누구든 언제든지 약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이라고 볼 수도 있고, 조직 전체의 안녕을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고..
나는 세상에(정확히는 한국에) 많은 불만 포인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군대다.
한국에서 태어난 소년은 신체 건강한 젊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군대라는 폐쇄적이고 불합리한 집단에서 개미 좆만한 급여를 받으며 감금생활을 해야 한다. - 근데 태어나기만 타국에서 하고 일평생 한국에서 살면 안 갈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긴다. 이 무슨 좆같은? - 라떼는 시급이 500원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 그래, 느리게나마 개선되어야 할 일이다. 지랄좆까고 최소한 최저시급은 줘야지 공익근무요원도 마찬가지다. 강제로 끌고가서 일 시키고 급여는 쥐꼬리만큼 주는게 이게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징병과 다를 게 뭐람? 예비군도 마찬가지임 다큰사회인을 지멋대로 오라가라 하면서 밥값 교통비만(말도 안되는 책정기준으로) 툭 던져주고 먹고 떨어지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을 넘어서 피가 거꾸로 솟게 만든다.
부모 약자 국민 얘기 했으니까 PC얘기도 해볼까?
PC는 최근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로 많이 쓰이던데, 내가 말하는건 Personal Computer다. 앞 PC도 얘기하자면 긴데 흑어공주 진짜 하... 차치하고, 나는 모 회사 개발팀 겸 전산팀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데 진짜 이해할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 있다. 컴퓨터가 없으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매일같이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컴맹인 사람이 정말 많고, 그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일단 C 드라이브를 열어보세요" "C 드라이브가 뭐요?"
"컴퓨터를 바꿨는데 프린터가 안 돼요" "프린터 드라이버는 설치하셨나요?" "그게 뭔데요?"
아무튼 당연한 것은 없다.
얼마 전에 훈련병이 죽었다.
하루 종일 완전군장을 메고 근육이 다 녹아버릴 정도로 뺑뻉이를 돌다가 죽어버렸단다.
"많이 고통스러웠을 텐데, 왜 그 훈련병은 아프다고, 더 이상 못 하겠다고 드러눕지 않았지?" 할 수도 있다.
훈련소에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훈련소에 가면 사람이 병신이 된다. 왼발 오른발도 제대로 못 다루는 저능아가 된다.
낯선 환경과 난생 처음 겪어보는 불합리하고 위압적인 환경에 압도당해 뇌가 고장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냥 다 모르겠고, 나는 그 훈련병이 불쌍해 죽겠다.
기껏해야 20살 언저리, 많아봐야 서른이 안 된 그 어린 것이 제대로 된 사회생활 해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렸다.
익숙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2014년 4월 16일에 느꼈던 것이다.
당시 나는 군 생활관에서 커다란 배가 침몰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는데, 그때도 아무것도 꽃피우지 못하고 가버린 어린 생명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훈련병에게 그 형벌을 시킨 장교는 구금도, 조사도 받지 않고 집에서 쉰다 한다. 씨발, 사람을 죽였는데.
그 살인마는 정식 조사에서 어떤 말을 할까?
"그 정도로 죽을 줄 몰랐어요" 라고 할까?
모르고 죽였으면 살인이 아닌가?
글이 점점 장황에서 횡설수설로 진화하는 것 같으니 정리를 해보자.
1. 당연한 것은 없다.
2. 군에 입대하여 쥐좆만한 급여를 받고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당하며 청춘을 희생당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혀 당연하지 않다.
3. 국군장병들에게 감사한다. 꼭 필요하고 불가피한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응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그냥에 대해서는 뭐랄까, 그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데 그냥 사고 싶다거나
말 한 마디 나눈 적 없는 인간이 그냥 싫다거나
혹은 그 반대로 그냥 좋다거나 - 우리 엄마는 이걸 '주는 것 없이 좋다'고 표현한다. -
그 중 최고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왜 살까?
왜 살아야만 할까?
그냥.


그냥. 태어났으니까 사는 것이다.
자아 실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다 그냥 그럴싸만 할 뿐이다.
자아가 뭔지도 모르는데 어케 실현함? 어찌저찌 자아 실현에 성공해 버리면? 임무 완수 했으니까 주님 곁으로 가면 되나?
학대가정에서 태어난 건 뭔데? 학대받기 위해 태어난 건가?
이유가 없다. 그냥이다.
알베르 까뮈는 이걸 멋있게 잘 말아서 "아 인생은 말이죠 꼭대기로 돌을 밀어올리는 시지프 같은 거에요.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것이 삶의 의미죠. 저항한다는 것이 자살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어쩌구저쩌구..." 솔직히 뭐라는건지 모르겠다
철도 궤간의 국제 표준 너비 규격은 1435mm, 4 feet 8.5 inch다.
왜 미터법으로도 피트법으로도 딱 떨어지지 않는 불-편한 길이가 국제 표준 규격일까?

그냥 첨에 철길 만들 때 로마 시대에 길을 만들던 기준(말 두마리 엉덩이 사이즈) 그대로 써서 그렇다.
결론
그냥 하자 핀토스
토 달지 말고
호에엥 하기시러잉
'쌉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메프 사태 - 아주 작정하고 사기쳐먹었네 (0) | 2024.08.05 |
---|---|
지옥참마다이어트 돌입합니다 (1) | 2024.06.13 |
네이버 영화 오픈톡 근황 (1) | 2024.06.08 |
정승제 열심히 할 생각 하지 말고 그냥 하면 돼 후기 (0) | 2024.05.30 |
이게...나...? (0) | 2024.05.27 |